매년 11월 1일부터 2일까지 멕시코 전역에서는 독특하고 화려한 축제인 "죽은 자들의 날(Día de los Muertos) " 이 열립니다. 이 축제는 죽음을 애도하는 행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후 세계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의 영혼을 맞이하고 기리는 행사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교감하는 날입니다. 알록달록한 해골 장식, 촛불, 마리골드 꽃(천수국)으로 가득한 거리와 가정의 제단은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정서로 축제를 표현하며, 멕시코의 문화적 유산과 믿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조상의 영혼을 기리고, 가족이 함께 모여 사후 세계와 교감하는 이 축제의 역사, 주요 행사, 의미, 그리고 여행 팁을 알아보세요.
1. 죽은 자들의 날의 역사와 기원
죽은 자들의 날은 멕시코의 고대 문명인 아즈텍(Aztec)과 마야(Maya)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축제는 약 3,000년 전부터 존재했으며, 고대인들은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닌 삶의 또 다른 시작으로 여겼습니다. 아즈텍인들은 죽음을 자연의 순환 과정 중 하나로 이해했고, 죽은 자들의 영혼이 특정 기간 동안 이승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한다고 믿었습니다. 이 전통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가톨릭 문화와 결합되어 오늘날의 독특한 죽은 자들의 날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11월 1일은 "어린이의 날"(Día de los Angelitos)로, 어린아이의 영혼들을 기리며, 11월 2일은 성인 영혼들을 위한 날로 구분됩니다. 이 날 동안 가족들은 제단(Ofrenda)을 마련하고, 음식과 음료, 기념품 등을 올리며 돌아온 영혼들이 편히 머물도록 환영합니다.
2. 축제의 주요 행사
1) 알레브리헤스(Alebrijes) 퍼레이드
멕시코시티에서는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알레브리헤스 퍼레이드가 열립니다. 알레브리헤스는 멕시코의 상징적인 신화 속 동물 형상을 한 화려한 조각상으로, 각각의 알레브리헤스는 죽은 자들의 안내자 역할을 합니다. 다채로운 색상과 기괴한 형태로 만들어진 이 조각상들이 도시 곳곳을 행진하며,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2) 카트리나 분장 경연 대회
죽은 자들의 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카트리나 분장입니다. 카트리나는 20세기 초 멕시코 예술가 호세 과달루페 포사다(José Guadalupe Posada)가 창조한 여성 해골 캐릭터로, 상류층을 풍자하며 죽음의 보편성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축제 기간 동안, 사람들은 카트리나처럼 화려한 해골 메이크업을 하고 전통 의상을 입고 등장하여 화려한 카트리나 분장 경연 대회에 참여합니다.
3) 제단(Ofrenda) 장식과 가족 모임
죽은 자들의 날의 중심에는 제단 장식이 있습니다. 가족들은 집이나 공동묘지에 제단을 세우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음식과 음료, 그들의 사진, 그리고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물건들을 올려놓습니다. 특히, 마리골드 꽃, 설탕 해골(Calaveras de Azúcar), 판 데 무에르토(Pan de Muerto, 죽은 자들의 빵) 등은 필수적인 제단 장식으로, 죽은 자들이 집을 찾아올 수 있도록 길을 밝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3. 죽은 자들의 날의 의미와 상징성
죽은 자들의 날은 단순히 죽음을 기리는 행사가 아니라, 삶과 죽음의 연결을 축하하는 축제입니다. 이 날은 슬픔이 아닌 기쁨과 환희의 순간으로,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삶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잊힌 영혼을 다시금 가족의 일부로 환영하는 시간입니다. 멕시코인들은 제단을 통해 가족 간의 유대와 사랑을 재확인하고, 죽은 자들이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 있음을 상기합니다. 또한, 제단에 올려진 음식과 음료는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도 축제의 일부로서 나눔과 연대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4. 죽은 자들의 날 팁
- 멕시코시티와 오악사카 방문: 죽은 자들의 날은 멕시코 전역에서 기념되지만, 특히 멕시코시티와 오악사카(Oaxaca)에서 가장 화려하고 큰 규모로 열립니다. 오악사카에서는 전통 음악과 춤, 화려한 행진이 축제의 정점을 찍으며, 멕시코시티에서는 대규모 퍼레이드와 거리 예술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제단과 묘지 방문: 묘지 방문은 죽은 자들의 날의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특히, 오악사카의 판테온 데 산타 크루즈(Panteón de Santa Cruz)와 같은 곳에서는 밤새도록 가족들이 모여 제단을 꾸미고, 촛불을 밝히며 조상들과의 교감을 나눕니다. 이때 방문객들도 함께 묘지를 방문하여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며 축제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카트리나 분장 체험: 현지의 전문 분장사들이 축제 기간 동안 카트리나 분장을 제공합니다. 전통적인 해골 메이크업을 체험하고, 카트리나처럼 화려하게 차려입고 축제에 참여하면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5. 마무리
죽은 자들의 날은 멕시코의 문화와 전통이 집약된 축제로, 생명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다시 만나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화려한 색채, 활기찬 음악, 그리고 가족과의 따뜻한 만남이 어우러진 이 축제는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선 깊은 의미와 상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죽은 자들의 날에 멕시코를 방문하여, 삶과 죽음이 어우러진 이 특별한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직접 체험해 보세요.